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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전 소노다인에서 개발한 한지 유닛들의 소리를 처음 들어 본 것은 최근의 오디오 생활 중에서 저를 흥분시킨 몇 안 되는 사건 중의 하나였습니다.
가장 최근의 멋진 경험은, 지난 3월에 아큐톤의 다이아몬드 유닛들이 중역에서 초고역까지 담당했던 콘트라베이스 3를 CD77에 연결한 사라지다 프리-파워 앰프와의 조합으로 3주일간 원 없이 듣던 때였습니다.
아무튼 한지 유닛에 걸 맞는 제대로 된 리본 트위터와의 조합으로 다시 들어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은 지난 일주일을 무척 설레게 만들었습니다.
처음 한지 유닛을 시청했을 때는 제대로 들어보기에는 미비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동안 사운드포럼의 김사장님께서 소노다인의 SD258 8인치(외경 220mm) 한지 미드/우퍼와 하이비 RT2-PRO 리본 트위터를 조합하여 튜닝 중인 사진과 글을 올린 것을 보고 일주일 만에 다시 사운드포럼을 찾았습니다.
제 생각에도 맑고 따뜻한 한지 유닛과 리본 트위터와의 조합은 최고의 조합이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소노다인의 SD258은 콘지와 엣지가 일체형으로 제작된 것입니다. 엣지는 진동판(콘지)와 바스켓을 연결하는 일종의 테이프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보통 유닛들의 엣지는 고무나 스펀지 재질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진동판이 떨 때, 이 엣지도 함께 떨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진동판과 엣지의 진동이 섞인 소리를 듣게 됩니다. 소노다인의 SD258은 엣지가 진동판과 같은 한지이며 주름 형태로 되어 있고 자연스럽게 바스켓에 부착되어 있으므로, 엣지가 고무나 스펀지 재질로 된 것에 비해 더 좋은 소리가 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런데 하이비 RT2-PRO 리본 트위터의 플레이트는 가로*세로 크기가 무려 220×166mm 되는 무척 큰 모습입니다. 가로 크기가 8인치 한지 미드/우퍼와 거의 비슷합니다.
리본 트위터의 플레이트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큰 이유를 김사장님께 물어보니, “플레이트가 작은 것보다 플레이트가 클수록 음압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대답합니다.
그제서야 이 큰 플레이트를 가진 리본 트위터가 고음압 한지 유닛과 잘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대부분의 하이엔드 스피커 제품들은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자신에게 걸맞는 모습을 갖고 있다’라는 디자인 철학이 여기에도 제대로 적용된 것 같습니다.
어쨌든 설레이는 마음을 가다듬고, 몇 가지 음반들을 걸어보았습니다.
이번 시청에는 CD77과 사라지다 프리-파워앰프 조합과 줌 인티앰프를 각각 연결해보았습니다.
먼저 각각의 앰프에 따른 소감을 말씀드리면, 사라지다 프리-파워앰프 조합에선, 줌 인티보다 보다 따뜻하지만 스피커의 음압에 비해 출력이 센 관계로 스피커에 과도한 힘이 걸리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반면에 출력 60와트의 줌 인티 앰프에서는 앰프와 스피커와의 힘 관계가 적절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스피커의 음압이 충분히 높아서 볼륨을 크게 높이지 않아도 충분한 음량과 스피커 제어력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사라지다 프리-파워 앰프에 비해서 약간 서늘한 음색으로 드러납니다.
소노다인의 SD258 8인치 한지 미드/우퍼와 하이비 RT2-PRO 리본 트위터의 조합이 들려주는 소리는 어떨까요?
이제껏 들어보지 못한 ‘새롭고도 묘한 소리’입니다.
해상력과 투명도, 확산력은 아큐톤 수준이고, 그 따뜻함과 가벼움, 자연스러움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음색입니다.
이로 인해서 펼쳐내는 광활한 무대, 정위감, 입체감 등은 실로 대단하며, 하이엔드의 기준들을 가볍게 넘어섭니다.
특히 8인치 한지 미드/우퍼와 하이비 RT2-PRO 리본 트위터의 조합에서 들어본 조수미의 목소리는 콘트라베이스3의 다이아몬드 유닛에서 들어본 소리 이후로 최고의 소리입니다.
조수미의 목소리는 맑고 부드러우면서 따뜻하고 가볍습니다.
마침 시청 중에 박용진씨가 사운드포럼에 들렀기에 함께 들었습니다.
비올라3 스피커와 K300인티앰프를 사용하고 있는 박용진씨 역시 ‘아큐톤과 또 다른 묘한 소리’가 무척 마음에 들고 탐이 난다고 합니다.
국내외 사람 목소리, 현악기 소리, 관악기 소리, 타악기 소리 등등 다양한 장르의 음반을 3시간 정도 들었는데, 소스기와 앰프에서 보내주는 음악적 신호를 맑고 힘있게 그러나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하게 표현하는 그 묘한 음색은 정말 오디오 매니아들이 탐낼 만한 소리의 세계였습니다.
국악 음반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쉬었는데, 다음번에는 꼭 국악 음반을 몇 개 들고 가서 들어볼 생각입니다.
제가 이제껏 들어 본 중에서, 다이아몬드 유닛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닛들의 소리가 이 한지 유닛에 비해서 대체로 어둡고 무겁게 느껴질 정도의 개성을 보여줍니다.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독특한 음색, 음질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충분히 한국을 대표할만한 ‘맑고 힘 있는 소리’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리본 트위터와 한지 미드/우퍼의 조합으로 들려주는 소리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은 글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주변 자연 경관과 조화를 이룬 멋진 한옥에서 흘러나오는 맑고 따뜻한 소리’
꼭 한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우리 한옥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이고 자연친화적이고 인간적인 주거 공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용진 2009-10-24 16:15:29 -
앗! 제 이름이 거론되어 있네요^^ 저도 청취소감 적으려했는데 포기합니다^^
함께 일청한 한 사람으로서 간단히 청취소감을 적는다면 투명함과 맑음은 아큐톤수준인데 무대를 재현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는점입니다. 그것이 참 묘한데 한지여서 그런가 잘지어진 아담한 한옥같은 느낌이었습니다.(무대재현능력은 탁월합니다^^)
사실 사람이 가장 중요시 여기고 매력에 빠지는것이 유닛마다의 음색일건데...
한지유닛과 비교했을때 아큐톤은 서양에서 온것이라 그런지 보컬이나 악기사운드에서 기름기가 좌르르 느껴집니다.(물론 이것이 아큐톤 특유의 고급스러운 사운드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며 매력입니다.)
반면 한지는 기름기가 쫘악 빠져있습니다. 이런경우 기존의 사항이라면 사운드가 무겁다거나 탁하거나 벙벙거리는 반대급부가 다른 유닛에서는 꼭 한가지 이상은 발견되고는 했는데 그렇지 않다는것이 놀라운 점이었습니다.
아큐톤이 위에 언급한 기름기로 공간의 흐름까지 느껴지게 하는 무대재현능력이 있다면 한지는 특유의 깔끔함으로 청명한 가을하늘 초록빛 들판에서 음악을 듣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한달까요? 아무튼 묘한 경험이었습니다.
(써놓고 보니 아큐톤은 예술의 전당 공연장 분위기랄수 있고 한지는 여의도한강시민공원의 야외음악회 느낌이랄수도 있겠네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쌍둥이 느낌입니다^^)
아무튼 어제의 미완성시스템으로도 엄청난 공간장악능력을 보여주었는데 튜닝의 완성도가 더 높아지고 인클로져도 좀 더 커지면서 완성도있게 상품화되었을때 과연 어떤 세상을 보여줄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직 튜닝이 진행중이시기에 이런 의견을 서술한다는것이 섣부른것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최고의 반열에 올라갈수 있는 유닛이 한국에서 그것도 가장 한국적인 소재로 나왔다는것이 무척 반갑고 즐거운일입니다.^^
※어제 SD258 8인치 한지 미드/우퍼를 채용한 시스템의 인클로져크기는 어느정도가 되어야 하는지 여쭤보니 상당한 용적을 필요로 한다더군요. 그래서 톨보이크기로 할것인가 하베스크기로 할것인가 생각하시는데...... 저는 하베스 크기가 더 낫지 않을까 생각되더군요. 뭔지 모를 고급스러움이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한지의 동양적인 이미지를 좀 더 살려줄것같다는 느낌에.....단점이라면 예전의 빈티지느낌이 날수도 있겠습니다만.... 다른분들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김장섭 2009-10-24 19:41:24 -
SD258을 채용한 2웨이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주지하다시피 울리기 쉬운 하이엔드 스피커라는데 있겠읍니다. 요즘 음악을 고급 오디오로 집에서 상시로 즐기고자 하는 가족형 매니아분들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볼때 제 개인적 의견은 고성능 톨보이에 한 표를 던집니다. 초하이엔드 억대 시스템들의 외형적 특징은 대형 스피커, 초거대 파워인데 최상의 사운드를 들려 줍니다. 그러나, 앰프 하나에 고급 차보다 비싼 억이 넘어 갑니다. 울리기 쉬운 하이엔드 스피커는 제대로 설계한 줌이나 렌쯔로 대단히 흡인력 있는 호소력 극대화한 감동적인 사운드를 상시로 즐길수 있다는데 현실적 해결책이 제시 됩니다. 바람직한 대안이죠 .. SD258을 채용한 훌륭한 2웨이 스피커의 출시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권율 2009-10-30 00:50:37 -
읽기만 해도 감동적이네요. 오디오 계의 김연아가 되기를 기원해봅니다.
김양수 2009-11-09 19:44:20 -
제겐 너무 투명해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현모 2009-11-11 12:33:39 -
국악 음반 몇 장 들고 다시 들어보았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제껏 들었던 국악음악 재생에서 가장 인상적인 소리였습니다.
가야금, 피리, 장구 등 음색과 울림, 표현력 등에서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우리 고유의 한지 울림과 전통악기의 울림은 최고의 조합인 것 같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멋진 한옥에 살면서 이 스피커로 우리 국악을 실컷 들을 날을 상상해봅니다.
참, 한지로 된 트위터도 있다던데, 그 소리도 무척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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